미리네 꽃밭

봄부터 열심히 수발들었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이 길어져서 꽃이 늦게 피고 가을이 휙지나가고 곧바로 겨울이다.그린폼폰- 풍성하면 좋을텐데 아쉬운 그린소형흰색 폼폰노랑폼폰연핑크폼폰오렌지폼폰소형핑크폼폰진노랑폼폰-꽃송이가 크다. 하나만 남기고 따내면 아주 클듯…그린폼폰피치폼폰- 제일 많다.핑크폼폰주황색 폼폰-활짝 피면 완전 주황자주색 폼폰진노랑 폼폰자주색 폼폰그린 폼폰핑크 스픈오렌지폼폰-햇살받으면 빛이나는 오렌지.대국-키는 작은데 꽃얼굴은 큼직~자주색 폼폰주황폼폰피치폼폰

못말리는 포식성 때문인지 고양이만보면 못잡아서 난리다. 논가운데 버티고 앉아서 꼼짝않는 커다란 고양이를 잡아보겠다고 날뛰어서 목줄을 풀어주었다. 고양이 앞으로 직진하며 뛰어가는데도 꼼짝않던 겁없는 고양이가 등을 세우고 포효하며? 도끼눈을 뜨고 레이저를 쏘아대며 앞발을 쳐들고 공격자세를 취하니 겁많은 진저가 주춤하다 뒷걸음질을 했다. 세상에나 자존심도 없나? 사나운 고양이에게 밀리자 짖기 시작하는 겁쟁이 진저~ 가만두면 고양이의 앞발톱이 진저의 눈을 후빌것같아 서있던 내가 뛰어들어가자 꼼짝않던 고양이가 달아났다. 진저는 용감한척 열심히 뒤쫓아가다가 부르니 철수하며 자기가 고양이를 이겨낸척 하는것 같다. 웃기는 겁쟁이.

누워서 이쁜꽃을 피우는 우리집의 용담. 밤이면 가끔씩 부엉이가 마당끝 소나무 숲에서 운다. 낮동안 시끄럽던 까치나 직박구리, 물까치의 울음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무게감 있는 상위포식자다운 소리다. 노천명시인의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시에 나오는 부엉이 우는밤이 외로움과 무슨 연관이람?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진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